01 / ABOUT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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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고추기름이 표면을 덮은 그릇이 카운터로 나오면, 선명한 부추의 초록빛과 함께 피어오르는 산초 향이 코를 자극한다. Bingiri의 대표 메뉴인 가쓰우라 탄탄멘은 기름막 덕분에 마지막까지 식지 않는 뜨거운 국물에 칼칼한 고추의 매운맛과 선명한 얼얼함이 겹쳐지는 묵직한 한 그릇이다. 자극을 예상하며 조심스레 국물을 머금으면, 육수의 감칠맛과 함께 큼직하게 썬 양파의 단맛이 은은하게 퍼져 단순한 매운맛을 넘어선 깊이를 실감할 수 있다.
국물이 잘 묻어나는 중간 굵기의 꼬불꼬불한 면을 조심스레 훌훌 들이키다 보면 굵게 다진 고기와 아삭한 양파가 끊임없이 딸려 올라온다. 자극을 조금 부드럽게 달래고 싶다면 추가 토핑인 날달걀을 풀어 면을 적셔 먹는 스키야키식 방법이나, 맛달걀, 푹 끓여 부드러운 차슈를 곁들이는 것도 든든한 선택이다.
면을 다 먹고 난 뒤에야 이 집의 진정한 하이라이트가 찾아온다. 국물 바닥에 가라앉은 듬뿍 담긴 다진 고기와 양파를 함께 나오는 구멍 뚫린 숟가락으로 건져 밥 위에 얹으면, 즉석에서 호화로운 탄탄 덮밥이 완성된다. 식권을 낼 때 요청할 수 있는 고소한 새우 향의 '에비카라'나 테이블 위 양념을 조금 더하면, 면을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짙은 여운을 끝까지 만끽할 수 있다.
가쓰우라 탄탄멘 외에도 말린 새우와 땅콩의 식감에 굵은 면을 조합한 국물 없는 탄탄멘, 참깨의 부드러움이 두드러지는 고다와리 탄탄멘, 육류와 해산물 육수를 우려내 맵지 않은 Bingiri 라멘 등 기분에 맞춘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다.
좌석은 카운터와 작은 테이블을 합쳐 7석 남짓이며, 주문은 발권기를 통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 한 그릇씩 정성껏 조리되고 뜨거움과 씨름하며 고명을 즐기는 손님이 많아 대기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완만하지만, 그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마주할 가치가 있는 뚜렷한 열기가 이곳에 있다.











